마음이 너무 지친, 마음이 무너진 당신에게.

작은 스탠드 불빛 하나만 켜둔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을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글을 보냅니다.


지금 시각은 새벽 몇 시쯤 되었을까요.
창밖은 고요한데 마음속에선
지우지 못한 생각들이 커다랗게 넘실거려,


도저히 잠들지 못하고 검색창을 헤매다
이 외딴 블로그까지 흘러 들어오셨을 것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세상이라는 무게가 납덩이처럼 무겁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시간이 얼마나
외롭고 시린지 가만히 마음으로 헤아려봅니다.


요즘 우리들에게 세상은 끊임없이
반짝이는 인생을 살라며 등을 떠밀곤 합니다.


화면 속 타인들의 화려한 하루와
나의 초라한 현실을 비교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곳에서 좌절 같은 감정이
불쑥 찾아오는 건 참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정말로.

참 가슴 아픈 일은, 마음이 다쳤을 때
주위의 시선보다 “내가 부족해서 그래”라며


스스로를 가장 아프게 찌르는
내 안의 목소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 권태기가 오고 우울해진 건
당신이 나약해서도, 의지가 부족해서도 절대 아닙니다.


그저 당신을 둘러싼 세상이,
당신의 마음에 비해 너무 차갑고 무거웠던 탓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불안과 조바심이
겹겹이 쌓이다 보면,


우리 마음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잠시 하얗게 불을 꺼버리곤 합니다.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고,
방 안 작은 침대 밖으로 발 한 짝
내딛는 것조차 아득해지는 우울감들은
결코 게으름의 흔적이 아닙니다.


그동안 혼자서 소리 없이 버티고 버티다가,
마음이 잠시 깊은 무기력에 빠져든 것뿐입니다.

“그러니 제발, 소중한 스스로를 원망하며 미워하지 말아 주세요.”

저 역시 아직 캄캄한 ‘검은 밤’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사실 솔직한 고백을 하자면,
저 역시 여전히 이 짙은 그늘 속에서
완벽하게 빠져나오지는 못했습니다.


삶의 모든 전등이 툭 끊어진 것만 같아,
내일이라는 시간이 영원히 찾아오지 않기를 바랐던
캄캄한 새벽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사방이 막힌 어둠 속에서 혼자 떨며 숨을 몰아쉬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시리고 절망적인 두려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외로운 벼랑 끝에 서 보니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부서진 사람에게 “힘을 내라”,
“다들 그렇게 산다”며


건네는 투박한 조언들이
얼마나 서늘한 가시가 되어 꽂히는지 말입니다.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극복의 정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조용한 방안에 가만히 같이 주저앉아,
아무 말 없이 내 작은 흐느낌을 들어주고
“그동안 참 많이 아팠겠구나” 하고
손을 포개어주는 따뜻한 온기 하나일 것입니다.

그저, 오늘 하루를 살아내어 준 당신에게

이 작고 고요한 공간에서만큼은 당신에게
당장 일어나라고, 무기력을 털어내라고
다그치고 싶지 않습니다.


거대한 우울 속에서도 오늘 밤을 어떻게든
가만히 견뎌내고, 거친 숨을 고르며
내일 아침 눈을 뜨는 것.
저는 그것만큼 숭고하고 아름다운 용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했어도,
온종일 눈물만 흘렸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오늘을 무사히 살아 숨 쉬어 준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존엄하고 위대한 사람입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검은 밤도
시간의 순리대로 결국엔 옅어지고
새벽은 찾아올 것입니다.


그 다정한 아침이 올 때까지,
제가 이 어둠의 길목에서 당신이 외롭지 않게
가만히 곁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부디 오늘 밤은 무거운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편안하게 숨을 고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을 버텨내 주어서,
살아서 제 글을 읽어주어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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